중등 교육

레벨테스트의 명암

X-RAY 선생님 2023. 1. 17. 22:34

 

레벨 테스트를 보는 학원들이 많이 있다.

학생들을 수준별로 나눠 학습을 시키기 위함이다. 공교육과 달리 사교육에서 이런 레벨 테스트는 극히 정상적이다.

문제는 그 레벨을 나누는 근거로 그 레벨 테스트가 적당한지가 관건이다.

특히 그 심각성이 언급되는 과목이 영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영어 학원의 레벨 테스트를 예를 들어보자.

●첫 번째 문제는 그 레벨 테스트를 누가 만들었지이다.

수능 문제를 위해 많은 교수님들과 현직 교사들이 투입되어 만든다. 심지어 이런 문제도 당시 학생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데

한계가 있어, 항상 난이도 문제가 야기된다. 또한 이런 문제를 영어 원어민들에게 보여주고 난이도를 묻는 어이없는 일들도 있다. 이런 판국에 학원에서 만든 문제를 신뢰하기는 힘들다.

 

●둘째 문제는 레벨 테스트의 적합도이다.

설사 저명하신 분들이 만들었다 가정하더라도, 이것이 내 아이의 레벨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나? 하는 문제이다.

나는 해당 중학교에서 상위권인 학생이 특정 어학원 레벨 테스트에서 낙제에 가까운 점수를 받는 것을 자주 본다.

또한 어떤 다큐멘터리에서 수능 최상위권 학생이 모 학원 영어 테스트에서 해당 학원 레벨로 그리 높지 않은 반에

배정되는 아이러니를 보기도 했다. 물론 해당 학원의 교육 목적이 수능 우수자가 아닌 또 다른 고차원적 목적이 있다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런 학원이 있다는 소리는 아직 듣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만약 웬만한 학교 중위권들이

이런 레벨 테스트를 본다면 모두 낙제일 테고, 상위권에서도 극 상위에게만 변별이 있다는 가정이 된다. 이것도 가정이다.

 

●셋째 문제는, 사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 이 레벨 테스트를 통해 우리 아이들의 자신감만 꺾는 다는 것이다.

학원들은 대부분 이 문제를 풀지 못하는 학생들이나 부모에게 거의 협박에 가까운 상담을 한다. 하지만 그것이 진짜라면,

과연 해당 학원을 다닌 모든 아이가 명문대를 입학했다는 것인지, 그도 아니면 모두가 영어 1등급이라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이런데도 이 레벨 테스트로 학생들은 열패감을 안은 상태에서 감사한 마음으로 해당 학원에 등록하거나, 그래도 자신에게 가능성이 있다는 다른 학원으로 발길을 옮긴다. 하지만 이때 이미 우리 아이에게는 패배감이 자리 잡은 뒤다.

 

앞서 언급했듯이 학원에서 레벨 테스트는 해야만 한다. 하지만 레벨 테스트의 난이도가 학원의 수준인 량 착각하면 안 될 것이다. 또한 레벨 테스트의 순수성을 인정받고자 하다면 그 학년에 수준에 맞는 문제를, 기본과 심화로 나누어 평가하는 것을 권장한다. 학원 입장에서 가장 편한 것은 심화가 아니고 선행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3 수학을 중1 학생에게 수박 겉핥기식으로 가르치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더욱 이것이 간단한 이유는 대부분 학생들은 어차피 잘 모른다. 하니, 이보다 부담 없는 수업은 없을 것이다.

 

이 문제에 있어서는 부모에게도 문제가 있다. 선행 학습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선행이란 반드시 현재 과업을 완수 했다는 전제이다. 세간에 선행을 시키면 좋은 이유 중 하나가 미리 위 단계를 한 바퀴 돌리면, 아래 단계가 훨씬 수월 하게 된다는 기적의 논리이다. 하지만 이 논리는 받아들일 수 있는 단계 학습을 개념 위주로 1회독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절대 상위 단계를 수강하라는 뜻이 아니다. 즉 선행이 아닌 예습을 하면 좋다는 뜻이고, 보통 이런 학습은 고시생들에게 1 회독 또는

개념 학습에서 유래하는 것이다. 선행과 예습의 개념이 완전히 혼재되어 사용되어서는 위험하다.

더불어 이 예습 역시 복습이 상당히 된 학생들에게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