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시 성공에 요소로 아주 흔히 듣는 말이 있다.
조부모의 재력, 어머니의 정보력, 아버지의 무관심이라는 말이다. 이 말이 사실인지 농담인지 묻는다면
나는 자신 있게 사실이라고 답한다. 그럼 이 말을 듣는 아버지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재력이야 있으면 좋은 것이고, 정보 역시 있으면 좋은 것이고, 같은 차원에서 아버지 관심도
좋은 것 아니냐는 취지 일 것이다. 하지만 입시에서 이런 말이 도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첫째 : 교육에 관심 있는 아버지의 태도이다.
이는 분명 개인차가 있겠지만, 적어도 나의 경험으로 비추어 봤을 때, 아버지들은 대개 교육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고, 간섭한다. 그러니까 본인의 간섭을 개입 또는 관심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것이 얼마나 큰 문제인지 우리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자신의 일이나 목표, 그리고 그것에 도달하는 방법에 대해 어떤 사람이 충고랍시고 간섭하면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마치 3자처럼 지적하는 것은 개입이 아니다. 단지 간섭일 뿐이다. 하니, 선수와 감독으로서 묵묵히 뛰고 있는 당사자들에게는 이런 간섭이 도움이 될 턱이 없다. 더구나 이 선수들이 사춘기 선수들임을 감안한다면, 그 간섭의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하다.
둘째 : 말로만 과정 중심이다.
아버지들이 잘 하는 말로 본인들은 자녀를 양육할 때 결과보다는 과정 중심으로 훈육한다고 한다.
그런데 왜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의 아버지들이 결과 중심으로 자신을 평가한다고 느끼는 것일까?
아버지들 개개인의 의식 흐름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아버지들이 성적이 오른 자녀들에게
‘자랑스럽다’ ‘잘했다’라는 말 이전에 ‘어떻게 해서 성적이 올랐니? 또는 ‘그렇게 올리기 위해 얼마나 고생을 했니?
라는 말을 하지는 않는 것 같다. 반대로 성적이 떨어지면, 그때부터 이전 과정을 아주 단호한 자세로 분석해 들어간다.
어떤 결과를 분석하는 자세는 아주 바람직하지만, 하필 성적이 떨어졌을 경우만 그 과정을 분석을 하는지 의문이 든다.
과정 중심이라면 적어도 모든 과정에 같이 참석해야 하고, 최소한의 결과를 얻기 위해 어느 정도의 물리적 시간이
들어가는지 정도는 예측해야 한다. 또한, 그 예측의 수정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 과정중심은 획일화 기 내,
등급화된 목표를 쫒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과정에 충실하다 보면, 결과는 부가적으로 얻게 되는 다채로운 수확일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세 번째이다.
아버지들이 아내나 학생들 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분들 중에 이 관계를 인정하는 분은 한 분도 본 적은 없지만, 이런 아버지들의 아내와 아이들은
아버지의 이런 상황을 모두 긍정한다. 하지만 이 상황을 해결할 방법은 없다. 아버지가 나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태도는 거의 가족 문화에 가깝다. 해서, 어떤 하나의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상황의 아버지들의
착각 중 최고는 ‘자신의 행동이 이 험한 세상에서 아내와 아이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아내께 가족 상담을 받아 보시라 권유드리면, 하나 같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런 말이 통 할 상황이었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도리질인 것이다.
아버지의 관심과 육아를 말할 때 유럽 아버지들 사례를 많이 든다. 하지만 그 아버지들은 구연동화부터 배워 온 아버지들이다.
단순히 초등 고학년부터 대입까지 간섭하는 아버지가 아니라, 요람에서부터 개입하는 아버지라는 뜻이다.
외국 조사를 기반으로 한 아버지의 관심이 자녀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의 자료는 우리나라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전적으로 아버지들의 생애 철학과 연결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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