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교육

엄마표 학습. 다달이 정확한 목표를 같아야 한다.

X-RAY 선생님 2023. 3. 7. 17:26

 

 

 

엄마표 혹은 아빠표 학습을 시도하는 가정이 많다. 대부분 돈을 아끼려고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아이를 학원에

보내 봤지만 여전히 효과가 없는 느낌, 즉 학원과는 맞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하여, 효과가 없는

사교육을 버리고 과감히 엄마표 학습을 시작한다.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일거양득이다.

말 그대로 아이의 학습 습관도 잡고, 소위 말하는 자기 주도적 학습도 하게 되며, 많은 돈까지 아낄 수 있다.

사실 부모님 중 한 분의 월급을 아끼는 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니 한 번쯤 시도해 보는 것은 권 할만하다.

하지만 문제는 아이와 책상에 앉은 첫날부터 시작된다.

 

문제의 전개는 대부분 이런 식이다. 처음에 나름 진도 계획을 알차게 짠다. 그리고 인강 시청이나 직접 강의를 통해

학습 개념을 잡아준다. 그리고 활용문제를 풀게 하고, 채점을 한다. 그러나 대부분 이 장면에서 전개가 꼬이기 시작한다.

아이가 문제를 많이 틀리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부모의 설명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면 가르치던 부모의 화가 그러데이션으로 커지다가 끝내 폭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나날이 며칠만 지나면 아이나 부모나 모두 피폐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 전개를 막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인내나 기본 덕성이 아니다. 외과 의사 선생님 입장에서

수술 후 환자의 경과는 대부분 비슷할 것이다. 그러니 의사 입장에서는 그 범위 안의 상태가 유지된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수술을 처음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신만 더 아픈 것은 아닌지,

수술이 잘 못 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 마련이다. 초보 엄마표 학습을 하는 부모들을 여기 에 비유하면 외과의사가

아니고 환자의 마음과 같다, 경험이 없고 그저 이야기만 들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아이의 능력이

비정상적이지 않을까? 하고 혼자 걱정하다, 그 걱정이 더 심해지면 이내 화를 내는 것이다.

 

부모가 경험 많은 외과 의사처럼 행동하려면 먼저 많은 학생을 가르쳐 봐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어떤 근본적인 매뉴얼이 필요하다. 즉 정상 범위에 있으면 적정하지 말라는

정상 범위 체크리스트 같은 것이다. 물론 이 체크리스트를 만들 수는 없다. 아이들 별로 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모로 쓰일 수 있는 이런 제안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중 하나는 부모가 월별로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여기서 목표는 학습 진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부모와 아이의 관계를 설정해 가면서 아이를 가르칠 수 있는 기반으로서 목표를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달 목표는 ‘아이 진도 신경 쓰지 말고 천천히 하기’, 또 어떤 달은 ‘인강 듣고 기초 문제만 풀어 보기’ 등이다. 또 이 번 달은 ‘어떤 경우에도 화 안내기’ 등도 좋은 월 목표가 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학습 내용보다는 학습을 매개로

부모와 아이의 관계를 먼저 형성하게 되면 아이의 공부는 곧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그 이후 ‘인강 선생님 같이 찾기’도 나쁘지 않고 필요하면 ‘학원을 하나 정도 넣고 숙제는 같이 하기’ 등을

섞어도 무방할 것이다.

 

엄마는 아이의 천국일수 있다. 반대로 아이도 엄마의 천국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엄마표 학습으로 인해 서로가

서로의 지옥으로 설정되면 다시 천국으로 되돌리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 기억이 너무 강한 데다,

아이들이 주로 사춘기로 돌입하고 그 악조건에서 입시지옥까지 맞물리기 때문이다.

하니 서로의 천국까지는 아니라도 지옥을 만들지는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