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교육

하면 안 되는 질문들

X-RAY 선생님 2023. 2. 6. 22:55

 

 

 

 

명절이나 가족 행사 등 여럿이 모이는 자리에 갔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본인에게 뭔가를 계속 묻는다. 월급은 얼마인지? 남편은 어느 대학 나왔는지? 아이들은 공부 잘하는지? 왜 아이는 안 낳는지? 등등. 말만 들어도 그 모임에 다시는 가기 싫다. 그렇다고 그 사람이 나쁜 뜻으로 묻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다 말하기도 싫은 것은 사실이다.

 

요즘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 질문하면 안 되는 3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것들은 대략 이런 것들이다.

첫째, 정치적 성향. 둘째, 결혼 여부 셋째, 취업 여부 이다. 말만 들어도 대략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하나를 더하고 싶다. 그건 학생들에게 ‘공부 잘하니?’라는 질문이다. 생각해 보자.

이게 학생 입장에서 얼마나 난감한 일인지? 그래도 이런 질문은 초등까지는 그럭저럭 넘어간다.

아직 객관적인 등수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학부터는 많이 달라진다.

 

성적이 객관화 돼서 이기도하고, 이 시기 정도 되면 본인이 적당한 자기 위치를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질문에 ‘네’ 하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것이다. 하니, 고등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런 분위기는 대학도 마찬가지다. 대학을 입학했다 하면 대뜸 어느 대학인지 부터 묻는다. 그

럼 명문대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의 대답 태도가 달라진다. 또 이에 맞춰 질문을 한 사람의 태도도 바뀐다.

명문대 학생에게는 칭찬을 그렇지 않은 학생에는 ‘요즘에는 대학보다는 실력’이라는 덕담을 한다.

대학보다는 실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애당초 이 질문을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질문하는 사람은 궁금하니까 하는 것이다. 절대 나쁜 뜻은 없다. 그리고 이런 질문은 관례적으로 이상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건 확실히 잘못 된 관례이다.

 

만약 학생에게 공부에 관련하여 질문을 한다면 이런 방식으로 해야 할 것 같다.

예를 들어 ‘요즘 어디에 관심이 있니?’ ‘그래, 그럼 그건 어떻게 해야 하니?

그럼 그걸 위해서 그렇게 노력을 하는구나! 얘기 들어 보니 힘들 것 같은데 대단하구나!’ 하는 정도가 좋을 것 같다.

최대로 양보해서 진짜 학교 학습을 묻고 싶다면 ‘학교는 지각하지 않는지?

숙제는 잘해가는 지’ ‘학교 포함해 하루 공부는 몇 시간인지?’ 정도가 가장 공격적인 질문되어야 할 것이다.

학생이 지각하지 않고, 하루 어느 정도 시간을 학습하면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할 것이다.

그런 결과로 부수적으로 나오는 학교 등수가 핵심이 돼서는 안 된다.

 

요즘 젊은 부모들 보면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다. 확실히 학벌보다는 돈을 보는 것 같다.

물론 안정적으로 돈을 잘 벌어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사’자 직업을 선호한다.

그래도 예전에는 서울대 낮은 학과와 지방대 메디컬 계열을 고민하기도 했으나

요즘은 별로 고민하지 않고 메디컬로 진학하는 경향이 높다.

 

그러하니, 결과적으로 보면 바뀐 듯, 바뀌지 않은 이상한 현상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많은 부모들이 과거와 달리 일괄적인 성적 지상주의로 몰고 가지는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 같다.

문제는 그게 아이들이 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소위 이미 거쳐 간 선배 엄마들

또 주위 엄마들, 또 학원의 광고에 의해 어느 새 모두 사라져 버린다.

그러다 보니 본인의 부모 세대 보다 학력이나 육아 상식, 자녀의 심리 기전의 이해가 겉으로는 높아졌으나

결과적으로 똑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심하면 더 한 경우도 많이 있다.

 

인생을 살다보면 각자의 난감한 시절이 있다. 남에게 설명하긴 힘들지만 열심히 연구하는 시기도 있고,

실적이 나오지 않지만 가능성만은 어느 때보다 큰 시기, 또한 말 그대 힘든 터널이라 앞이 안 보이는 시기도 있다.

이때 당신이라면 어떤 말을 듣고 싶을까? 아마 그건 위로도 아니고, 칭찬도 아닐 것이다.

그냥 어떤 질문도 받고 싶지 않을 것이다.

 

질문하니,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우리가 나이 드신 분에게 ‘요즘 돈은 잘 버세요?

집에서 그냥 노세요?등의 질문은 하지 않는다.

그저 ‘건강하시죠?라고 묻는다. 뜬금없는 생각이지만,

참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면서,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